728x90
화살나무
박남준
그리움이란 저렇게 제 몸의 살을 낱낱이 찢어
갈기 세운 채 달려가고 싶은 것이다
그대의 품 안 붉은 과녁을 향해 꽂혀 들고 싶은 것이다
화살나무,
온몸이 화살이 되었으나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있다
―시집『적막』(창비, 2005)
―일간『박후기의 울림이 있는 시 한 편 105』(용인신문. 2012년 10월 04일)
-----------------------
화살나무
손택수
언뜻 내민 촉들은 바깥을 향해
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제 살을 관통하여, 자신을 명중시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모여들고 있는 가지들
자신의 몸 속에 과녁을 갖고 산다
살아갈수록 중심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 동심원, 나이테를 품고 산다
가장 먼 목표물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으니
어디로도 날아가지 못하는, 시윗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산길 위에서
―시집『호랑이 발자국』(창작과비평사, 2003)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다/황동규-나는 바퀴를 보면 안 굴리고 싶어진다/김기택-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윤재철 (0) | 2013.11.23 |
---|---|
달팽이 시 모음 - 박형준/서상만/전다형/김사인/이원규/장석주/강상기/류인서/이승훈/김환식/박재희/강상기/ 김유석 외... (0) | 2013.11.22 |
뱀 시 모음 - 화사(花蛇) /서정주-뱀/채호기 - 진흙탕에 찍힌 바퀴 자국/이윤학- 통화 시편 6 / 김형영 외... (0) | 2013.11.14 |
아직도 / 나태주 - 속사정 / 유안진 (0) | 2013.11.13 |
김형영 - 따뜻한 봄날 / 통화 시편 6 / 모기 / 노루귀꽃 (0) | 2013.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