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지하철 ♠ 시

푸른 별에서 / 류명선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3. 3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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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별에서


류명선

 

 

그곳으로 가봐야겠다.
부르는 목소리가
슬쩍슬쩍 담 너머로 기웃거리고
수만 마리 산비둘기 하늘로 치솟는구나
평화의 날개짓으로
우리 몸에 박혀진 따뜻한 사랑으로
나는 다시 시작해야겠다.
나직하게 속삭이듯
가버린 사람들의 이름들도 불러봐야겠다.
세상에 지치고 사람에게 지쳤지만
영혼이 없는 곳에 영혼을 달아주고
생명이 있는 곳에 고통을 덜어주고
순금의 하늘에서 열리는 아침마다
햇살되어 슬그머니 가봐야겠다.

 

 


(『서울 지하철 시』. 7호선 상봉역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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