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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을 하면서
조혜경
때 묻은 일상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
세상 온갖 구정물 소용돌이치며
시원하게 빠져나간다.
향긋한 잔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미처 다 털어내지 못한
구겨진 일상을 힘껏 내리쳐 펼친다.
안락한 자리에 누이고
일광욕을 시킨다.
고달픈 인생사 뽀송하게 바뀌고
힘겨운 세상사 각 잡아 캐키면
온 가족이 누볐을 세상을
그대로 가슴팍에 안아본다.
그렇게 가족과 하나가 된다
(『서울 지하철 시』. 4호선 수유-강북구청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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