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지하철 ♠ 시

일기예보 / 이화은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6. 22.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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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


이화은

 


보도블럭 한 페이지에
지렁이 한 마리 온 몸을 밀어 무언가 쓰고 있다
철자법이 맞지 않아도
똑똑한 사람들 모두 비라고 읽는다
한 획만으로도 충분히
천기를 누설하고 있다
내일은 꿈틀꿈틀 비 오시는 날
비라고 써도 사랑이라고 읽는 사람에게
긴긴 연애편지나 써야겠다

 

 

 

(『서울 지하철 시』. 7호선 노원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