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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김채영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소리도 없이 찾아와서
깊이 잠든 개구리를 깨워놓고
죽은 질경이뿌리를 살려놓고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왔던 길로
소리도 없이 가는 봄비처럼
제일 먼저 일어나서
제일 나중에 눕는 어머니
그러나 제일 먼저 일어나서
제일 나중에 눕는 분이 아버지
라는 것을 어머니만 아셨다
늦가을 쑥부쟁이 대궁처럼 아버지
알부피가 초라해지도록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알아도 몰랐다
(『서울 지하철 시』. 7호선 노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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