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지하철 ♠ 시

대추 한 알 / 장석주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6. 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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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서울 지하철 시』. 4호선 노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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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책좋은시
대추 한 알 -장석주
박수호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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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9  10:12:15

 

 

 

 
 

 

 

대추 한 알

                장   석   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리는 없다.
저안에 태풍 몇개
저안에 천둥 몇개
저안에 벼락 몇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리는 없다.
저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밤
저안에 땡볕 두어달
저안에 초승달 몇달

저안에 초승달 몇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감상]-----------------------------------------
어찌 대추 한 알 뿐이겠는가? 우리는 오늘 왜 이렇게 서 있는가! 우리를 이곳에 데려온 것은 분명 바람과 햇볕과 천둥과 번개와 눈과 비와 같은 것들이었으리라. 그리고 그만그만한 사연이 있었으리라 손안에 한 알 대추를 보다가 그 이력을 다 읽어내는 눈이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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