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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서울 지하철 시』. 4호선 노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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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책좋은시 |
대추 한 알 -장석주
박수호 |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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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9 10:12:15 |
대추 한 알
장 석 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리는 없다.
저안에 태풍 몇개
저안에 천둥 몇개
저안에 벼락 몇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리는 없다.
저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밤
저안에 땡볕 두어달
저안에 초승달 몇달
저안에 초승달 몇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감상]-----------------------------------------
어찌 대추 한 알 뿐이겠는가? 우리는 오늘 왜 이렇게 서 있는가! 우리를 이곳에 데려온 것은 분명 바람과 햇볕과 천둥과 번개와 눈과 비와 같은 것들이었으리라. 그리고 그만그만한 사연이 있었으리라 손안에 한 알 대추를 보다가 그 이력을 다 읽어내는 눈이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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