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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 유하/문인수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7. 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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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유하
 
 
눈 앞의 저 빛
찬란한 저 빛
그러나 저건 죽음이다
의심하라, 모 오든 광명을!

 

 

 

ㅡ시집『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문학과지성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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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문인수

 

 

억누르고 누른 것이 마른 오징어다.

핏기 싹 가신 것이 마른 오징어다.

냅다, 불 위에 눕는 것이 마른 오징어다.

 

몸을 비트는,

바닥을 짚고 이는 힘.

 

총궐기다.

하다못해 욕설이다.

 

잘게 씹어 삼키며

무수한 가닥으로 너를 찢어발기지만

너는, 시간의 질긴 근육이었다.

 

제 모든 형상기억 속으로

그는, 그의 푸른 바다로 갔다.

 

 

 

시집(민음사,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