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下官
박목월
관(棺)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容納하옵소서.
머리맡에 聖經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下直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兄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全身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音聲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
<난(蘭), 기타>(1959)
---------------------
하관(下棺)
박용래
볏가리 하나하나 걷힌
논두렁
남은 발자국에
딩구는
우렁껍질
수레바퀴로 끼는 살얼음
바닥에 지는 햇무리의
하관(下棺)
선상(線上)에서 운다
첫 기러기떼.
―시전집『먼 바다』.창작과비평사. 1984 )
---------------
하관
천수호
아버지를 타고 왔는데
내려보니 안개였어요
아버지 왜 그렇게 쉽게 풀어지세요
벼랑을 감추시면
저는 어디로 떨어집니까
ㅡ계간『시와 문화』(2013. 겨울)
--------------------
하관
문인수
다시는 그 무엇으로도 피어나지 마세요. 지금, 어머니를 심는 중……
―시집『적막 소리』(창비, 2012)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돈 워리 비 해피/r권혁웅 - 호명/김이듬 (0) | 2015.08.11 |
---|---|
허수경 -진주 저물녘/공터의 사랑/불취불귀/혼자 가는 먼 집 (0) | 2015.07.21 |
오징어 - 유하/문인수 (0) | 2015.07.09 |
개벽판과 시집판 - 김소월의 먼 후일 (0) | 2015.07.08 |
개벽판과 시집판 - 김소월 진달래꽃 (0) | 2015.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