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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관(下官) 시 모음 - 박목월/박용래/천수호/문인수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7. 1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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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官

 

박목월

 

 

관(棺)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 내리듯
주여
容納하옵소서.
머리맡에 聖經을 얹어 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下直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兄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全身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 들었으리라.
이제
네 音聲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

 

 

 

<난(蘭), 기타>(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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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관(下棺)

 

박용래

 

 

볏가리 하나하나 걷힌

논두렁

 

남은 발자국에

딩구는

우렁껍질

 

수레바퀴로 끼는 살얼음

 

바닥에 지는 햇무리의

하관(下棺)

 

선상(線上)에서 운다

첫 기러기떼.

 

 

 

시전집먼 바다.창작과비평사. 19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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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관

 

천수호

 

 

아버지를 타고 왔는데

내려보니 안개였어요

아버지 왜 그렇게 쉽게 풀어지세요

벼랑을 감추시면

저는 어디로 떨어집니까

 

 

 

계간시와 문화(2013.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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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관


문인수


다시는 그 무엇으로도 피어나지 마세요. 지금, 어머니를 심는 중……

   

 

 

시집적막 소리』(창비,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