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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유하
눈 앞의 저 빛
찬란한 저 빛
그러나 저건 죽음이다
의심하라, 모 오든 광명을!
ㅡ시집『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문학과지성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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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문인수
억누르고 누른 것이 마른 오징어다.
핏기 싹 가신 것이 마른 오징어다.
냅다, 불 위에 눕는 것이 마른 오징어다.
몸을 비트는,
바닥을 짚고 이는 힘.
총궐기다.
하다못해 욕설이다.
잘게 씹어 삼키며
무수한 가닥으로 너를 찢어발기지만
너는, 시간의 질긴 근육이었다.
제 모든 형상기억 속으로
그는, 그의 푸른 바다로 갔다.
―시집『뿔』(민음사,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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