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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오후
김상미
어느 나라의 지도일까?
그곳에 가 한 아이를 배고 싶다
그 아이가 푸르른 나무 한 그루로 자라나도록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12』(머니투데이, 2014년 09월 15일)
한 때, 저 나라에는 살아 숨 쉬는 생명들로 무성했다. 수없이 많은 새들이 저 나라로 가 사랑을 하고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 길렀다. 울울창창한 저 녹음의 나라에선 신선한 산소를 머금은 맑은 목소리의 새들, 끊이지 않는 노래가 있었다. 그런 나라를 누가 저리 범했는가. 찬란한 오후, 모든 생명이 사라진 폐국 하나가 황망하다.
그래서 시인은 저 나라에 가고 싶은 것이다. 가서 아이를 낳아 옛 태평성대를 재건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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