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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임영석
돌을 주워 만져보다가 굴러온 길을 생각한다
자드락 길이 아니어도 비단길이 아니어도
하늘의 새털구름을 수만번 품었으리
진달래꽃 피는 봄은 내출혈로 쓰러지고
강물이 범람하면 사라진 길을 찾다 찾다
오백 리 은하수 길을 갈 길인 듯 바라본 돌.
내 삶이나 이 돌이나 외롭기는 마찬가지,
바위 같은 부모 잃고 떠돌고 떠돌다가
던져도 미련이 없는 조약돌이 되었다
물 속이든 불 속이든 주저없이 뛰어들어
씻기고 달구어져 속을 다 보였으니
이제는 어디에 놔도 부서지지 않으리
ㅡ계간『정형시학』(2020년 가을호)
2021년 1월 21일 오전 9시 16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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