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돌 /임영석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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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석

 

 

돌을 주워 만져보다가 굴러온 길을 생각한다

자드락 길이 아니어도 비단길이 아니어도

하늘의 새털구름을 수만번 품었으리

 

진달래꽃 피는 봄은 내출혈로 쓰러지고

강물이 범람하면 사라진 길을 찾다 찾다

오백 리 은하수 길을 갈 길인 듯 바라본 돌.

 

내 삶이나 이 돌이나 외롭기는 마찬가지,

바위 같은 부모 잃고 떠돌고 떠돌다가

던져도 미련이 없는 조약돌이 되었다

 

물 속이든 불 속이든 주저없이 뛰어들어

씻기고 달구어져 속을 다 보였으니

이제는 어디에 놔도 부서지지 않으리

 

 

ㅡ계간정형시학(2020년 가을호)

 

2021121일 오전 916/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