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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여울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 합니까?
홀로히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물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 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約束)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08.02.03/오후 3시 8분
개여울 - 개울의 여울
개울 - 골짜기에서 흐르는 작은 내.
여울 - 강이나 바다에 물살이 세게 흐르는 얕은 곳.
헤적이다 - 무엇을 들추거나 벌리며 헤치다. 해작이다.
바람이 낙엽을 헤적이다. 헤작이기만 하고 밥을 먹지는 않았다.
▷ 않노라심은 : '않노라'와 '하심은'의 융합형.
개여울의 노래
그대가 바람으로 생겨났으면!
달 돋는 개여울의 빈 들 속에서
내 옷의 앞자락을 불기나 하지.
우리가 굼벵이로 생겨났으면!
비오는 저녁 캄캄한 영 기슭의
미욱한 꿈이나 꾸어를 보지.
만일에 그대가 바다 난끝의
벼랑에 돌로나 생겨났으면
둘이 안고 굴며 떨어나지지.
만일에 나의 몸이 불귀신(鬼神)이면
그대의 가슴속을 밤도와 태와
둘이 함께 재 되어 스러지지.
08.0203/오후 3시 21분
미욱하다 - 됨됨이나 하는 짓이 어리석고 미련하다.
매욱하다 - 어리석고 아둔하다.
우치愚癡 - 매우 어리석고 미욱함.
▷ 개여울 : 개와 여울의 결합형. 개는 강이나 내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
혹은 개울을 뜻한다. 여울은 물살이 세고 빠르게 흐르는 곳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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