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김삿갓 무덤에서 /김 전(2012 제19회 현대시조문학상 수상작>)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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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무덤에서

 

김 전

 

 

그대 절뚝이며 온 산하 누비면서

언제나 저려오는 가슴 움켜 잡고

오늘은 빈 삿갓 걸어두고 여기에 누웠는가

 

마지막 남은 몇 닢 훌훌 던져주며

막걸리 한 사발로 온 세상을 휘어잡던

그대의 터털 웃음이 태백산을 뒤흔든다

 

삿갓으로 감아올린 은유의 몸짓으로

구름도 바람도 한 자락 걸쳐놓고

그대의 무덤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2012 19회 현대시조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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