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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무덤에서
김 전
그대 절뚝이며 온 산하 누비면서
언제나 저려오는 가슴 움켜 잡고
오늘은 빈 삿갓 걸어두고 여기에 누웠는가
마지막 남은 몇 닢 훌훌 던져주며
막걸리 한 사발로 온 세상을 휘어잡던
그대의 터털 웃음이 태백산을 뒤흔든다
삿갓으로 감아올린 은유의 몸짓으로
구름도 바람도 詩 한 자락 걸쳐놓고
그대의 무덤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2012 제19회 현대시조문학상 수상작>
2021년 2월 5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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