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복사꽃 그늘 /이승은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2. 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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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그늘

 

이승은

 

 

골짝에 접어들수록 마음처럼 붉어진 길

 

눈물도 그렁그렁 꽃잎따라 필 것 같다

 

고샅길 홀로된 집 한 채

숨어 우는 너도 한 채

 

복사꽃 그늘에서 삼키느니, 밭은 기침

 

선홍의 내 아가미 반짝이며 떠돌다가

 

끝내는 참지 못하고

가지마다 뱉어낸 꽃

 

우리 한때 들끓었던 것

참말로 다 참말이던 것

 

날카롭게 모가 서는 언약의 유리조각에

 

메마른 혀를 다친다, 오래고 먼 맹세의 봄

 

 

 

시집환한 적막(동학사, 2007)

2021262020분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