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그 할아버지네 손자 1 2 3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3.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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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할아버지네 손자 ․ 1

- 0살 때

 

권오삼

 

 

배 속에 있는 애기

잘 자라고 있는지 보려고

엄마가 병원에 가서 초음파 사진을 찍었어요.

 

쪼꼬만 애기가 쪼꼬만 입으로 하품을 하고 있어요.

꼼틀꼼틀 몸 풀기 운동에

엄마 배 툭툭 태권도 연습을 하고 있어요.

 

애기가 애기가

쬐끄만 애기가 쬐끄만 방 속에서

으앙! 밖으로 나갈 날을 기다리며

주먹 꼭 쥐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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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할아버지네 손자 ․ 2

- 두 살 때

 

권오삼

 

 

무엇에든 호기심이 많아서

눈에 띄는 대로 끄집어 내리고

집어던지고 내팽개친다.

못하게 하면 바로 으앙-

울음 폭탄 터뜨린다.

그러면 모두 꼼짝 못한다.

아직은 똥오줌도 못 가리는 나이여서

모두 꾹 참고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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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할아버지네 손자 ․ 3

- 두 살 조금 지났을 때

 

권오삼

 

 

귀엽다고 볼에 뽀뽀하면

얼굴 찡그리며 고개 홱 돌린다.

볼에 침 묻혔다고.

 

제일 좋아하는 건

뒤뚱거리며 거실 탁자 위를 검사하는 것.

“뭐 이런 것들을 치우지 않고 올려놨어!”

탁자 위에 놓인 책, 필통, 컵…

닥치는 대로 끄집어 내린다.

 

그렇게 거실 검사를 마치고 나면

올 때와 똑 같이 기세등등하게

엄마 품에 안겨 떠난다.

 

 

ㅡ『소년문학』(2021,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