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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할아버지네 손자 ․ 1
- 0살 때
권오삼
배 속에 있는 애기
잘 자라고 있는지 보려고
엄마가 병원에 가서 초음파 사진을 찍었어요.
쪼꼬만 애기가 쪼꼬만 입으로 하품을 하고 있어요.
꼼틀꼼틀 몸 풀기 운동에
엄마 배 툭툭 태권도 연습을 하고 있어요.
애기가 애기가
쬐끄만 애기가 쬐끄만 방 속에서
으앙! 밖으로 나갈 날을 기다리며
주먹 꼭 쥐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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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할아버지네 손자 ․ 2
- 두 살 때
권오삼
무엇에든 호기심이 많아서
눈에 띄는 대로 끄집어 내리고
집어던지고 내팽개친다.
못하게 하면 바로 으앙-
울음 폭탄 터뜨린다.
그러면 모두 꼼짝 못한다.
아직은 똥오줌도 못 가리는 나이여서
모두 꾹 참고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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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할아버지네 손자 ․ 3
- 두 살 조금 지났을 때
권오삼
귀엽다고 볼에 뽀뽀하면
얼굴 찡그리며 고개 홱 돌린다.
볼에 침 묻혔다고.
제일 좋아하는 건
뒤뚱거리며 거실 탁자 위를 검사하는 것.
“뭐 이런 것들을 치우지 않고 올려놨어!”
탁자 위에 놓인 책, 필통, 컵…
닥치는 대로 끄집어 내린다.
그렇게 거실 검사를 마치고 나면
올 때와 똑 같이 기세등등하게
엄마 품에 안겨 떠난다.
ㅡ『소년문학』(2021,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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