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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정지선
소나무 곁에
상수리 열매 싹 틔우고
느티나무 밑에
이름 모를 버섯 자란다
붉은 단풍나무에
덩굴손 뻗어 오르며
서로 다른 나무들
한자리에 모여 자란다
학교에서 뛰노는
여러 빛깔 친구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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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왜
정지선
초록 나무에
매미 물음표 빽빽하다
왜 왜 왜 왜 왜에~
왜 왜 왜 왜 왜에~
뜨거운 여름 내내
생각 많은 매미는
아무도 답해주지 않는
질문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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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네거리 신호등
정지선
열두 개가 한 팀이다
함박웃음 반기는 초록
졸린 눈 깜빡이는 노랑
큰 눈 부릅 뜬 빨강
끔벅 끔벅 끔벅
열두 개의 왕방울 눈
한눈팔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뛰는
긴 줄넘기처럼
호흡 딱딱 맞춘다
⸺월간『소년문학』(2021년 3월호)
<제38회 소년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수상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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