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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송재진
"퍽 무거운 짐을 졌구나!"
끌끌, 혀 한 번 차고 돌아서면 그만이었는데
오늘은 쉽게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아버지 홀로 누운 병실 돌아 나오는
길모퉁이에서.....
"너 참말 무건 짐을 졌구나, 달팽이!"
지금, 어느 골목 처마 밑에서
비를 긋고 계실 어머니.....
생선 광주리는 좀 가벼워졌을까?
어서 커서, 내가 그 무게를
나눠지고 싶다.
병원 담장 위
젖은 비둘기 분홍 발목이
오늘 따라 유난히 눈에 아프다.
―『동시먹는달팽이』(2021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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