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달팽이 /송재진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4. 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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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송재진

 

 

"퍽 무거운 짐을 졌구나!"

끌끌, 혀 한 번 차고 돌아서면 그만이었는데

오늘은 쉽게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아버지 홀로 누운 병실 돌아 나오는

길모퉁이에서.....

"너 참말 무건 짐을 졌구나, 달팽이!"

 

지금, 어느 골목 처마 밑에서

비를 긋고 계실 어머니.....

생선 광주리는 좀 가벼워졌을까?

어서 커서, 내가 그 무게를

나눠지고 싶다.

 

병원 담장 위

젖은 비둘기 분홍 발목이

오늘 따라 유난히 눈에 아프다.

 

 

 

―『동시먹는달팽이』(2021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