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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11회 천강문학상 아동문학부문 우수상>
배추흰나비
조현미
아기가 엄마를 잊지 않으려고
점 하나를 콕! 제 중심에 찍어 놓듯
배추흰나비도 날개에
엄마를 조금 남겨놓았어.
배춧잎을 갉아 먹고 연둣빛 똥을 누고
고치 집 속에서 일곱 밤을 잘 때도
배추는 벌레를 꼬옥, 안아 주었어.
나비가 날아오르자
배추밭이 덩달아 출렁거렸어.
배추도 비상을 꿈꿨던 거야
애벌레 노란 꿈이 고물고물 부풀수록
켜켜이 날개를 접었던 거야.
배춧잎에 숭숭 뚫린 구멍은
잇자국이 아니었어.
배추의 눈물 자욱이었어.
돌아오겠다는 배추흰나비의
푸른 약속이었어.
ㅡ『제11회천강문학상 수상작품집』(경남, 2021)
2021년 4월 28일 18시 55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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