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동시>받짇고리 속 우리 가족 /조현미(2021 제11회 천강문학상 아동문학부문 우수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4. 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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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회 천강문학상 아동문학부문 우수상>

 

반짇고리 속 우리 가족

 

조현미

 

 

그만해 네가 뭘알아!”

말머리 뚝 짜르는

형과 누난 가위다, 날 세운 심술 가위

질문도, 착한말까지

싹뚝싹둑 잘라낸다

 

엄마는 바늘이다

양심 콕콜 찌르는

까맣게 익은 약속, 일기장 속 거짓말들

모조리 기억하신다

식구들 생일처럼

 

형과 누나 말이 옳지

내 말 또한 맞다는

아빠 말씀 실없다, 나는 늘 뒷전이다

집 없는 길냥이처럼

울다 잠든 밤이면

 

조각조각 배인 말들

송송 뚫린 마음을

동그란 천 덧대어 촘촘 꿰매주시는

할머닌 늘 내 편이다

할머니가 참 좋다

 

 

 

11회천강문학상 수상작품집(경남, 2021)

2021429일 오전 1027분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