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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뿔
김양희
1
새까만 염소에 대한 새까만 고집이었다
힘깨나 자랑하던 불에 대한 나의 예의
어머니 구슬림에도 끝내 먹지 않았다
염소의 부재는 식구들의 피와 살
살 익은 비린내에 잎 코를 틀어막았다
엊그제 뿔의 감촉이 손바닥에 남아서
2
그 겨울 식구들은 감기에 눕지 않았다
고집을 부리던 나도 눈밭을 쏘다녔다
염소의 빈줄만 누워 굵은 눈발에 채였다
<2021 제40 중아시조신인상>
ㅡ《중앙일보》 (2021. 12. 8)
2021년 12월 16일 2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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