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다시 필사 시

<시조>고비, 사막 /손영희<2021 제40 중아시조대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2. 1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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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사막

 

손영희

 

 

아버지, 간밤에 말이 죽었어요

그때 고삐를 놓은 건지 놓친 건지

쏟아진 햇살이 무거워 눈을 감았을 뿐

한 발 올라가면 두 발 미끄러지는

잿빛 모래언덕도 시간을 허물지 못해

이곳은 지평선이 가둔 미로의 감옥입니다

한세월 신기루만 쫓다가 허물어지는

사방이 길이며 사방이 절벽입니다

아버지, 간밤에 홀연히 제 말이 죽었어요

 

 

 

<2021 40 중아시조대상>

중앙일보(2021.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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