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저 말이 가자 하네 /​오승철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2. 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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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이 가자 하네

오승철

사진작가 권기갑의 말 한 마리 들여놨네

고독은 고독으로 제련하란 것인지

삼백 평 눈밭도 함께

덤으로 따라왔네

10년 넘게 거실 한 켠 방목 중인 그 말이

불현듯 투레질하네

이 섬을 뜨자 하네

나처럼 유목의 피가 너에게도 있는 거냐

살아야 당도하는 사나흘 뱃길인데

해남인지 강진인지

기어이 가자 하네

고향도 하룻밤 잠시 스쳐가는 거처란 듯

 

 

 

ㅡ반연간『화중련』(2022, 하반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