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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이 가자 하네
오승철
사진작가 권기갑의 말 한 마리 들여놨네
고독은 고독으로 제련하란 것인지
삼백 평 눈밭도 함께
덤으로 따라왔네
10년 넘게 거실 한 켠 방목 중인 그 말이
불현듯 투레질하네
이 섬을 뜨자 하네
나처럼 유목의 피가 너에게도 있는 거냐
살아야 당도하는 사나흘 뱃길인데
해남인지 강진인지
기어이 가자 하네
고향도 하룻밤 잠시 스쳐가는 거처란 듯
ㅡ반연간『화중련』(2022, 하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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