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원고

메아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2. 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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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정호순

 

 

바람아, 가슴 떨린 이별 통고 하지마라

돌아서면 그만이지 매정한 말 왜 하시나

 

저 산 저 산울림 소리

파편 되어

돌아온다

 

구름아, 후회 마라 속없는 말 뱉어놓고

모진 말 불쑥 던져 네 맘인들 편할까

 

우짖는 저 메아리도

제 울음

겨워 운다

 

찌익찍 직박구리 날아간 숲 사이로

탕탕탕 딱따구리 가슴에 못 박는다

 

산새야,

뒤돌아볼지언정

잘 가란 말 하지 마라

 

 

―계간『詩하늘 108』(2022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