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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봄날
―2018 동생을 보내며
정호순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구나
산벚꽃 라일락꽃 사방에 지천인데
네 모습 어느 꽃 속의 벌처럼 숨었느냐
도망가고 싶다더니 어디로 숨고 싶다더니
아픔이 없는 곳 무서움 없는 곳으로
아무도 찾지 못하게 아주 꽁꽁 숨었구나
형, 형 부르던 수화기 목소리 귀에 젖고
잊었다가 생각이 나 눈물이 흐르는데
그리운 그 아픈 마음 누구에게 말할까
더 한번 보고 싶고 다시 못 봐 안타깝고
마지막 밥 한 끼 못 나눠서 미안하고
소소한 하찮은 고통 아픔으로 남는데
천둥 번개 몰아치며 장맛비 쏟아진다
전생 있어 우리가 현세에 만났다면
내생에
한 번 더 다시
형제로 보자꾸나
―계간『詩하늘 107』(2022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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