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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을 놓으며
이상길
십원짜리 지폐 두 장이
오천원이 넘도록
반 백년을 넘게 비워 온 짜장면 한 그릇
시커먼 춘장 돼지기름에 달달 볶아
양파며 감자 고기 몇 점
고소하게 씹히던 그 옛날 맛은 아니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아버지가 사주시던 기억에 가끔은 애틋해지고
이제는 그때의 당신보다 더 늙어버린
씁쓸히 웃으며 비우는 오늘 또다시 짜장면 한 그릇
―계간『詩하늘 108』(202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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