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구피*의 하루 /장영춘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2. 1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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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피*의 하루

 

장영춘

 

 

온종일 어항 속

태평양을 건너듯

출구 없는 레일 위를 돌리고 돌려도

또다시 제자리걸음 그물 속에 갇힌 오늘

 

한때는 네 어머니도 종종걸음치셨지

한여름 용천수에 발 한번 담글 새 없이

어머니 움푹 팬 발자국 이끼처럼 떠 있는

 

저들도 속수무책,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저출산 막대그래프 눈금을 채워가듯

한 달이 멀다 하고는 쏟아내는 새끼들

 

 

*구피 : 열대어

 

 

 

―『시와소금』 (2022,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