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강이 아니어서/김윤현 산은 강이 아니어서 김윤현 산은 제 혼자 높이 솟아 있어도 외롭지 않고 강은 스스로 한가로이 흘러도 쓸쓸하지 않네 강이 낮게 흘러가면 산은 강이 흘러갈 길 막지 않고 산이 높이 솟아 있으면 강은 산을 비켜 낮게 흘러간다 산은 한 걸음 움직이지 못해도 강이 되고 싶은 생각을 한 적이..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2018.02.23
겨울산/김수열 겨울산 김수열 겨울산을 오른다는 건 나무가 되는 것 모든 겉치레를 벗어버린 나무가 그런 나무와 마주 서 있는 동안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나무가 되는 것 나무가 되어 나무의 마음을 엿듣는 것 가문 물소리에 대해 돌아오지 않는 새소리에 대해 임자 없는 무덤의 쓸쓸함에 대해 겨울산..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2018.02.23
겨울산/정일근 겨울산 정일근 첫눈 맞고 있는 겨울산을 보면 흰털 세운 한 마리 산짐승 같으니 부드럽게 웅크린 등줄기나 가슴께로 바짝 당겨놓은 살진 허벅지 이놈아, 하고 툭툭 치면 웅크렸던 몸 긴 기지개 한 번 펴고는 산길 따라 세차게 달려갈 것 같으니 이 땅 어느 산을 올라도 모든 길은 백두에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2018.02.23
산/함민복 산 함민복 당신 품에 안겼다가 떠나갑니다 진달래꽃 술렁술렁 배웅합니다 앞서 흐르는 물로 길을 열며 사람들 마을로 돌아갑니다 살아가면서 늙어가면서 삶에 지치면 먼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그리우면 당신 찾아가 품에 안겨보지요 그렇게 살다가 영, 당신을 볼 수 없게 되..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2018.02.23
날아오르는 산 /정일근 날아오르는 산 정일근 영축산은 영락없는 독수리 형상이다. 날개 크게 펼쳐 하늘 허공을 돌며 먹이를 낚아채기 직전, 저 거침없는 몰입의 긴장을 나는 느낀다, 무진장 무진장 눈이라도 퍼붓는 날이면 흰 날개 파르르 떨리는 것이 보이고 산의 들숨날숨 따라가다 나도 함께 숨을 멈추고 만..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2018.02.23
산 너머 저쪽/카알 붓세 산 너머 저쪽 카알 붓세 산 너머 저쪽 하늘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건만, 아, 남 따라 행복을 찾아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네. 산 너머 저쪽 하늘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건만. ―김희보 엮음『世界의 名詩』(가람기획 증보판, 1987)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2018.02.23
산 너머 남촌에는/김동환 산 너머 남촌에는 김동환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2018.02.23
산 /장효식 산 장효식 내가 처음 감성의 눈을 가졌을 때 비로소 너의 부리가 바다 한가운데에 있음을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면 어머니 치맛자락으로 출렁이며 어린 시야의 절반을 차지했던 너 돌아서면 아득히 멀어지고 품안에 들어서면 정중한 너그러움에 가슴 설레던 기억들 그곳은 시퍼런 동경의..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2018.02.23
산꼭대기에 올라/김형영 산꼭대기에 올라 김형영 산꼭대기에 올라 소나무 밑에 누워 본다. 얽히고설킨 가지와 가지마다 푸른 솔잎 사이로 바람과 구름 따라 근심 걱정이 씻은 듯 사라진다. 하늘을 향해 몇백 년을 자란 늙은 소나무 밑에 누워 있으면 내가 가장 가벼워지는 시간, 어디든 춤추며 날아갈 것 같다. 좋..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2018.02.23
산/김규동 산 김규동 명산 아닌 그 산이 두어 점 구름 아래 조용히 누웠는 이름 없는 그 산이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있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햇살이 부서져 황금빛으로 물든 오솔길에는 빨갛게 익은 열구밥이 정물화같이 푸른 대기 가운데 고정되었다 바람과 짐승과 안개가 산 저편으로 잦아든..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산 ♠ 시 2018.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