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애모(愛慕)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20. 22:20
728x90


83
애모(愛慕)



왜 아니 오시나요.
영창(映窓)에는 달빛, 매화(梅花)꽃이
그림자는 산란(散亂)히 휘젓는데
아이. 눈 꽉 감고 요대로 잠을 들자.

저 멀리 들리는 것!
봄철의 밀물소리
물나라의 영롱(玲瓏)한 구중궁궐(九重宮闕), 궁굴(宮闕)의 오요한 곳,
잠 못 드는 용녀(龍女)의 춤과 노래, 봄철의 밀물소리.

어두운 가슴속의 구석구석……
환연한 거울 속에, 봄 구름 잠긴 곳에,
소솔비 내리며, 달무리 둘려라.
이대도록 왜 아니 오시나요. 왜 아니 오시나요.

어두운 가슴속의 구석구석……
환연한 거울 속에, 봄 구름 잠긴 곳에,
소솔비 내리며, 달무리 둘려라.
이대도록 왜 아니 오시나요. 왜 아니 오시나요.


▷ 영창(映窓) : [명] 방과 마루 사이에 낸 두 쪽의 미닫이 창.
▷ 구중궁궐 : [명] 깊은 대궐. 구중심처(九重深處).
▷ 오요(奧요)한 : 깊숙하고 가장 구석진. 원래 오(奧)는 방의 서남쪽 모퉁이를 뜻한다.
▷ 용녀(龍女) : [명] 용왕의 딸.
▷ 환연한 : 환연(渙然)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맑은.
▷ 이대도록 : [부] 이토록.

08.02.15/ 저녁 6시 42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김소월의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인(漁人)   (0) 2010.04.20
어버이   (0) 2010.04.20
안해 몸   (0) 2010.04.20
실제(失題)(2)   (0) 2010.04.20
실제(失題)(1)   (0) 2010.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