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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락원(서시)/밀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6. 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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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대-중세 -르네상스 편


실락원(서시)/밀턴

 

 

인류 최초의 불순종, 또한 금단의 나무 열매여,
그 너무도 기막힌 맛으로 해서
죽음과 더불어 온갖 슬픔 이 땅에 오게 되었나니
에덴을 잃자 이윽고 더욱 거룩한 한 어른 있어
우리를 돌이켜 주시고 또한 복된 자리를
다시금 찾게 하여 주셨나니
하늘에 있는 뮤즈여 노래하라.
그대 호렙산이나 시내산 은밀한 정상에서
저 목자의 영혼을 일깨우시어
선민에게 처음으로 태초에 천지가
혼돈으로부터 어떻게 생겨났는가를
가르쳐 주시지 않으셨나이까.
아니, 또한 시온 언덕이 그리고 또한
성전 아주 가까이 흘러 내리고 있는
실로암 시냇물이 당신 마음에 드셨다면
이 몸 또한 당신에게 간청하오니
내 모험의 노래를 복돋아 주소서.
이오니아 산을 넘어서 높이 더 높이
날고자 하는 노래여니
이는 일찍이 노래에서나 또 글에서나 아직
누구나 감히 뜻하여 본 일조차 없는 바를 모색함이라.
그리고 누구보다도 그대 아 성령이여,
어느 궁전보다 앞서
깨끗하고 곧은 마음씨를 좋아하셨으매, 당신이여
지시하시라, 당신은 알고 계시지 않으시나이까.
처음부터 당신은 임석하시어 거창한 날개를 펴고
비둘기와 같이 넓은 심연을 덮고 앉으사
이를 품어 태어나게 하셨나이다. 내게 날개 편 어두움을
밝히소서, 낮은 것을 높이고 또 받들어 주소서.
이는 내 시의 대주제의 높이에까지
영원한 섭리를 밝히고자 함이요, 또한
사람사람에게 하느님의 도리를 옳게 전하고자 함이라.
                                 (제 1장 첫 부분)

 


  단테의 「신곡」과 더불어 불후의 종교 서사시로 일컬어지는 밀턴의 실락원은 전 12권, 1만여 행의 대장편이다. 밀턴의 눈이 먼 뒤에 완성한 대작으로, 20년에 걸쳐 구상하였으며 구약성서의 창세기에서 취재하였다.


  이야기는 사탄 및 인간의 반역과 몰락이며, 하느님과 그리스도, 아담과 이브, 천사와 타락한 천사, 특히 사탄의 비극적이며 영웅적 성격을 공상의 세계에 자유 자재로 구사하여, 악에 대한 하느님의 형벌, 하느님이 창조하여 낙원에 살게 한 아담과 이브를 타락시키며 하는 사탄의 복수, 인류이 시조와 그 인과, 속죄의 희망 등을 지옥과 천국과 지상의 대무대에 전개시킨다.


  이 거작이 지니고 있는 바는 작자의 신앙과 지식, 또한 독자적인 감각의 날카로움인 바 거기에는 초기의 시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아름다움은 없지만 숭고미를 중심하여 비범한 그의 정신이 드러나 있다.

 


 
-시선집 『世界의 名詩』김희보 편저
2010-05-27 / 23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