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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이정록 - 카톡 좋은 시 151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7. 2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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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 좋은 시 151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에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것이여

   

시집의자(문학과지성사. 2006)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에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것이여

 

 

 

시집의자(문학과지성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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