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지난가을 /유승도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1. 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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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유승도

 

 

겨울이 밀려온 언덕에 서니 지난가을 길가에서 듣던 울음소리가 들린다

적막한 산길 모퉁이에서 제 몸을 비벼 울긋불긋한 소리를 내놓던 여치

나뭇잎 하나 흔들리지 않는데, 혹여 자신이 바람을 일으키진 않을까

조심조심 숲을 울리던 소리

얼굴을 할퀴며 지나가는 겨울바람 소리를 가라앉히며 들려온다

 

 

 

―『시와소금』(2022,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