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등을 밀며 / 손택수 -- 카톡 - 좋은 시 27 아버지의 등을 밀며/손택수 -- 카톡 - 좋은 시 27 아버지는 단 한번도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엘 가지 않았다 여덟살 무렵까지 나는 할 수 없이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 손을 잡고 여탕엘 들어가야 했다 누가 물으면 어머니가 미리 일러준 대로 다섯살이라고 거짓말을 하곤 했는데 언젠가 한번..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27
수선화에게 / 정호승 -- 카톡 - 좋은 시 26 수선화에게/정호승 -- 카톡 - 좋은 시 26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나님도 외로워서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27
꽃피는 날 전화를 하겠다고 했지요 / 이규리 -- 카톡 - 좋은 시 25 꽃피는 날 전화를 하겠다고 했지요/이규리 -- 카톡 - 좋은 시 25 꽃피는 날 전화를 하겠다고 했지요. 꽃피는 날은 여러 날인데 어느 날의 꽃이 가장 꽃다운지 헤아리다가 어영부영 놓치고 말았어요 산수유 피면 산수유 놓치고 나비꽃 피면 나비꽃 놓치고 꼭 그날을 마련하려다 풍선을 놓치..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25
석류 / 이가림 -- 카톡 - 좋은 시 24 석류/이가림 -- 카톡 - 좋은 시 24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가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나 혼자 부둥켜안고 뒹굴고 또 뒹굴어도 자꾸만 익어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24
석류 / 조운 -- 카톡 - 좋은 시 23 석류/조운 -- 카톡 - 좋은 시 23 투박한 나의 얼굴 두툴한 나의 입술 알알이 붉은 뜻을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힌 이 가슴 (『조운 시조집』.남풍. 1990)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엮음『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문학과지성사, 2007)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23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 카톡 - 좋은 시 22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 카톡 - 좋은 시 22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시집『웃음의 힘』(지혜. 2012)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8
설날 아침에/김종길 - - 카톡 - 좋은 시 21 설날 아침에/김종길 - - 카톡 - 좋은 시 21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보낼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7
새해의 기도/이성선 -- 카톡 - 좋은 시 20 새해의 기도/이성선 -- 가톡 - 좋은 시 20 새해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가장 맑은 눈동자로 당신 가슴에서 물을 긷게 하소서 기도하는 나무가 되어 새로운 몸짓의 새가 되어 높이 비상하며 영원을 노래하는 악기가 되게 하소서 새해엔, 아아 가장 고독한 길을 가게 하소서 당신이 별 사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7
감나무/이재무 -- 카톡 - 좋은 시 19 감나무/이재무 -- 카톡 - 좋은 시 19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 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 년인데..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7
어머니/박형준 -- 카톡 - 좋은 시 18 어머니/박형준 -- 카톡 - 좋은 시 18 낮에 나온 반달, 나를 업고 피투성이 자갈길을 건너온 뭉툭하고 둥근 발톱이 혼자 사는 변두리 창가에 걸려 있다 하얗게 시간이 째깍째깍 흘러나가버린, 낮에 잘못 나온 반달이여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문학과지성사. 1994) ―최동..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