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 카톡 - 좋은 시 44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이기철 -- 카톡 - 좋은 시 44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21
조춘(早春)/정인보 - 이별 노래/박시교 -- 카톡 - 좋은 시 43 조춘(早春)/정인보 - 이별 노래/박시교 -- 카톡 - 좋은 시 43 그럴싸 그러한지 솔빛 벌써 더 푸르다. 산골에 남은 눈이 다 산 듯이 보이고녀. 토담집 고치는 소리 볕발 아래 들려라. 나는 듯 숨은 소리 못 듣는다 없을쏜가. 돋으려 터지려고 곳곳마다 움직이리. 나비야 하마 알련마는 날기 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20
곰곰 / 안현미 -- 카톡 - 좋은 시 42 곰곰 -- 카톡 - 좋은 시 42 안현미 주름진 동굴에서 백 일 동안 마늘만 먹었다지 여자가 되겠다고? 백 일 동안 아린 마늘만 먹을 때 여자를 꿈꾸며 행복하기는 했니? 그런데 넌 여자로 태어나 마늘 아닌 걸 먹어본 적이 있기는 있니? —시집『곰곰』(램덤하우스, 2006)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9
흰둥이 생각 / 손택수 -- 카톡 - 좋은 시 41 흰둥이 생각/손택수 -- 카톡 - 좋은 시 41 손을 내밀면 연하고 보드라운 혀로 손등이며 볼을 쓰윽, 쓱 핥아주며 간지럼을 태우던 흰둥이, 보신탕감으로 내다 팔아야겠다고, 어머니가 앓아누우신 아버지의 약봉지를 세던 밤. 나는 아무도 몰래 대문을 열고 나가 흰둥이 목에 걸린 쇠줄을 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8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이상국 -- 카톡- 좋은 시 40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이상국 -- 카톡- 좋은 시 40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이 잦고 째개가 끓는 동안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 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찔 들어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도 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7
성장 / 이시영 -- 카톡 - 좋은 시 39 성장 / 이시영 -- 카톡 - 좋은 시 39 바다가 가까워지자 어린 강물은 엄마 손을 더욱 꼭 그러쥔 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거대한 파도의 뱃속으로 뛰어드는 꿈을 꾸다 엄마 손을 아득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 잘 가거라 내 아들아. 이제부터는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단다. 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6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 / 이승하 -- 카톡 - 좋은 시 38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이승하 -- 카톡 - 좋은 시 38 작은 발을 쥐고 발톱 깎아드린다 일흔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 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 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 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이 발로 폴짝폴짝 고무줄..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3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 정윤천 -- 카톡 - 좋은 시 37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 정윤천 -- 카톡 - 좋은 시 37 시째냐? 악아, 어찌고 사냐. 염치가 참 미제 같다만, 급허게 한 백마넌만 부치야 쓰것다. 요런 말 안 헐라고 혔넌디, 요새 이빨이 영판 지랄 가터서 치과럴 댕기넌디, 웬수노무 쩐이 애초에 생각보담 불어나부렀다. 너도 어롤 거신디, 에..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2
아배 생각/안상학 -- 카톡 - 좋은 시 36 아배 생각/안상학 -- 카톡 - 좋은 시 36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냐?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1
이런 이유 / 김선우 -- 카톡 - 좋은 시 35 이런 이유/김선우 -- 카톡 - 좋은 시 35 그 걸인을 위해 몇 장의 지폐를 남긴 것은 내가 특별히 착해서가 아닙니다 하필 빵집 앞에서 따뜻한 빵을 옆구리에 끼고 나오던 그 순간 건물 주인에게 쫓겨나 3미터쯤 떨어진 담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그를 내 눈이 보았기 때문 어느 생앤가 하필 빵..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