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믿던 심성(心誠) 15 깊이 믿던 심성(心誠) 깊이 믿던 심성(心誠)이 황량(荒凉)한 내 가슴 속에, 오고사는 두서너 구우(舊友)를 보면서 하는 말이 이제는, 당신네들도 다 쓸데없구려! ▷ 심성(心誠) : [명] 성심(誠心). 정성스러운 마음. ▷ 구우(舊友) : [명] 옛날의 친구. 옛날의 벗.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3.26
깊고 깊은 언약 14 깊고 깊은 언약 몹쓸은 꿈을 깨어 돌아누을 때, 봄이 와서 멧나물 돋아나올 때, 아름다운 젊음이 앞을 지날 때, 잊어버렸던 듯이 저도 모르게, 얼결에 생각나는 깊고 깊은 언약 ▷ 멧나물 : [명] 산나물. ▷ 얼결 : [부] 엉겁결. 갑자기, 얼떨결.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3.26
길 13 길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까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리(十里) 어디로 갈까. 산(山)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곽산(定州郭山) 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저..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3.26
기억(記憶) 12 기억(記憶) 달 아래 시멋 없이 섰던 그 여자(女子), 서있던 그 여자(女子)의 해쓱한 얼굴, 해쓱한 그 얼굴 적이 파릇함. 다시금 실 뻗듯한 가지 아래서 시커먼 머리낄은 번쩍거리며, 다시금 하룻밤의 식는 강(江)물을 평양(平壤)의 긴 단장은 슷고 가던 때. 오오 그 시멋 없이 섰던 여자(女子)여! 그립다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3.26
금(金)잔디 11 금(金)잔디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深深山川)에 붙는 불은 가신 님 무덤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산천(深深山川)에도 금잔디에. 08.02.03/ 저녁 7시 55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3.26
그를 꿈꾼 밤 10 그를 꿈꾼 밤 야밤중, 불빛이 발갛게 어렴풋이 보여라. 들리는 듯, 마는 듯, 발자국 소리. 스러져 가는 발자국 소리. 아무리 혼자 누어 몸을 뒤재도 잃어버린 잠은 다시 안와라. 야밤중, 불빛이 발갛게 어렴풋이 보여라. 08.02.03/ 저녁 7시 50분 ▷ 야밤중 : [명] 한밤중. 야(夜)밤중(中). ▷ 뒤재도 : [동] 뒤..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3.24
귀뚜라미 9 귀뚜라미 산(山)바람 소리 찬비 뜯는 소리. 그대가 세상(世上) 고락(苦樂) 말하는 날 밤에, 순막집 불도 지고 귀뚜라미 울어라. 08.02.03/ 오후 3시 33분 ▷ 뜯는 : [동] 뜯다. 내리다. ▷ 순막집 : [명] 주막집.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3.24
구름 8 구름 저기 저 구름을 잡아타면 붉게도 피로 물든 저 구름을, 밤이면 새카만 저 구름을. 잡아타고 내 몸은 저 멀리로 구만리(九萬里) 긴 하늘을 날아 건너 그대 잠든 품속에 안기렸더니, 애스러라, 그리는 못한대서, 그대여, 들으라 비가 되어 저 구름이 그대한테 내리거든 생각하라, 밤저녁, 내 눈물을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3.24
개여울의 노래 7 개여울의 노래 그대가 바람으로 생겨났으면! 달 돋는 개여울의 빈 들 속에서 내 옷의 앞자락을 불기나 하지. 우리가 굼벵이로 생겨났으면! 비오는 저녁 캄캄한 영 기슭의 미욱한 꿈이나 꾸어를 보지. 만일에 그대가 바다 난끝의 벼랑에 돌로나 생겨났으면 둘이 안고 굴며 떨어나지지. 만일에 나의 몸..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3.24
개여울 6 개여울/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 합니까? 홀로히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물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 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約束)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