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잊어 45 못 잊어 못 잊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끝 이렇지요, 그리워 살틀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3
몹쓸 꿈 44 몹쓸 꿈 봄 새벽의 몹쓸 꿈 깨고 나면! 우짖는 까막소리, 놀라는 소리, 너희들은 눈에 무엇이 보이느냐. 봄철의 좋은 새벽, 풀이슬 맺혔어라. 불지어다, 세월(歲月)은 도무지 편안(便安)한데, 두새없는 저 까마귀, 새들게 우짖는 저 까치야, 나의 흉(凶)한 꿈 보이느냐? 고요히 또 봄바람은 봄의 빈 들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3
먼 후일 43 먼 후일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08.02.05/ 오전 11시 59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3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 보냐 42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 보냐 하소연하며 한숨을 지으며 세상을 괴로워 하는 사람들이여! 말을 나쁘지 않도록 좋게 꾸밈은 달라진 이 세상의 버릇이라고, 오오 그대들!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보냐. 두세 번(番) 생각하라, 위선(僞先) 그것이 저부터 밑지고 들어가는 장사일진댄. 사는 법(法)..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3
맘 켕기는 날 41 맘 켕기는 날 오실 날 아니 오시는 사람! 오시는 것 같게도 맘 켕기는 날! 어느덧 해도 지고 날이 저무네! 08.02045/ 오전 00시 32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3
만리성(萬里城) 40 만리성(萬里城) 밤마다 밤마다 온 하루밤! 쌓았다 헐었다 긴 만리성(萬里城) 08.02.05/ 오전 00시 30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2
만나려는 심사(心思) 39 만나려는 심사(心思) 저녁해는 지고서 어스름의 길, 저 먼 산(山)엔 어두워 잃어진 구름, 만나려는 심사는 웬 셈일까요, 그 사람이야 올 길 바이없는데, 발길은 누 마중을 가잔 말이냐. 하늘엔 달 오르며 우는 기러기. 08.02.04/ 오전 00시 08분 ▷ 심사(心思) : 마음. 생각. ▷ 바이없는데 : 바이없다(전혀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2
마른 강(江)두덕에서 38 마른 강(江)두덕에서 서리맞은 잎들만 쌔울지라도 그 밑에야 강(江)물의 자취 아니랴 잎새 위에 밤마다 우는 달빛이 흘러가던 강(江)물의 자취 아니랴 빨래 소리 물소리 선녀(仙女)의 노래 물 스치던 돌 위엔 물 때 뿐이랴 물 때 묻은 조약돌 마른 갈숲이 이제라고 강(江)물의 터야 아니랴 빨래 소리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2
들돌이 37 들돌이 들꽃은 피어 흩어졌어라. 들풀은 들로 한 벌 가득히 자라 높았는데 뱀이 헐벗은 묵은 옷은 길 분전의 바람에 날아 돌아라. 저 봐아, 곳곳이 모든 것은 번쩍이며 살아 있어라. 두 나래 펼쳐 떨며 소리개도 높이 떴어라. 때에 이내 몸 가다가 또 다시 쉬기도 하며, 숨에 찬 내 가슴은 기쁨으로 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2
두 사람 36 두 사람 흰눈은 한 잎 또 한 잎 영(嶺) 기슭을 덮을 때. 짚신에 감발하고 길심매고 우뚝 일어나면서 돌아서도…… 다시금 또 보이는 다시금 또 보이는. ▷ 감발 : [명] 발감개. 발감개를 한 차림새. ▷ 길심매고 : [동] 길을 떠날 때 옷의 차림새를 단단하게 여미다. ▷ 다시금 : '다시'와 '-금'의 결합형.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