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운 몸 5 5 바리운 몸 꿈에 울고 일어나 들에 나와라. 들에는 소슬비 머구리는 울어라 들 그늘 어둔운데 뒷짐지고 땅 보며 머뭇거릴 때. 누가 반딧불 꾀어드는 수풀 속에서 간다 잘 살어라 하며, 노래 불러라. 08.02.06/ 낮 3시 3분 ▷ 바리운 몸 : 버림받은 몸. ▷ 머구리 : [명] 개구리. ▷ 꾀어드는 : [동] 꾀다. 모여..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8
바람과 봄 54 바람과 봄 봄에 부는 바람, 바람 부는 봄, 작은 가지 흔들리는 부는 봄바람, 내 가슴 흔들리는 바람, 부는 봄, 봄이라 바람이라 이내 몸에는 꽃이라 술잔(盞)이라 하며 우노라 08.02.06/ 낮 1시 57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8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 대일 땅이 있었드면 53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 대일 땅이 있었드면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즈란히 벌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夕陽)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울,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대일 땅이 있었드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저물..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8
바다가 변(變)하여 뽕나무밭 된다고 52 바다가 변(變)하여 뽕나무밭 된다고 걷잡지 못할만한 나의 이 설움, 저무는 봄 저녁에 져가는 꽃잎, 져가는 꽃잎들은 나부끼어라. 예로부터 일러오며 하는 말에도 바다가 변(變)하여 뽕나무밭 된다고. 그러하다, 아름다운 청춘(靑春)의 때에 있다던 온갖 것은 눈에 설고 다시금 낯 모르게 되나니, 보..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8
바다 51 바다 뛰노는 흰물결이 일고 또 잦는 붉은 풀이 자라는 바다는 어디 고기잡이꾼들이 배 위에 앉아 사랑 노래 보르는 바다는 어디 파랗게 죠히 물든 남(藍)빛 하늘에 저녁놀 스러지는 바다는 어디 곳 없이 떠다니는 늙은 물새가 떼를 지어 좇니느 바다는 어디 건너서서 저편(便)은 딴 나라이라 가고 싶..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8
물마름 50 물마름 주으린 새무리는 마른 나무의. 해지는 가지에서 재갈이던 때. 온종일 흐르던 물 그도 곤(昆)하여 놀지는 골짜기에 목이 매던 때. 그 누가 알았으랴 한쪽 구름도 걸려서 흐느끼는 외로운 영(嶺)을 숨차게 올라서는 여윈 길손이 달고 쓴 맛이라면 다 겪은 줄을. 그곳이 어디드냐 남이장군(南怡將..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6
묵년(默念) 49 묵년(默念) 이슥한 밤, 밤기운 서늘할 제 홀로 창(窓)턱에 걸터앉아, 두 다리 늘이우고, 첫 머구리 소리를 들어라. 애처롭게도 그대는 먼첨 혼자서 잠드누나. 내 몸은 생각에 잠잠할 때, 희미한 수풀로써 촌가(村家)의 액(厄)막이 제(祭)지내는 불빛은 새어오며, 이윽고 비난수도 머구 소리와 함께 잦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6
무심(無心) 48 무심(無心) 시집 와서 삼년(三年) 오는 봄은 거친 벌 난벌에 왔습니다 거친 벌 난벌에 피는 꽃은 졌다가도 피노라 이릅디다 소식없이 기다린 이태 삼년(三年) 바로 가던 앞 강(江)이 간봄부터 구비 돌아 휘돌아 흐른다고 그러나 말 마소, 앞여울의 물빛은 예대로 푸르렀소 시집 와서 삼년(三年) 어느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6
무신(無信) 47 무신(無信) 그대가 돌이켜 물을 줄도 내가 아노라, 무엇이 무신(無信)함이 있더냐? 하고, 그러나 무엇하랴 오늘날은 야속히도 당장에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그것을, 물과 같이 흘러가서 없어진 맘이라고 하면. 검은 구름은 메기슭에서 어정거리며, 애처롭게도 우는 산(山)의 사슴이 내 품에 속속들..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6
무덤 46 무덤 그 누가 나를 헤내는 부르는 소리 붉으스름한 언덕, 여기저기 돌무더기도 움직이며, 달빛에 소리만 남은 사랑 서리워 엉겨라, 옛 조상(祖上)들의 기록(記錄)을 묻어둔 그곳! 나는 두루 찾노라, 그곳에서, 형적 없는 노래 흘러 퍼져, 그림자 가득한 언덕으로 여기저기, 그 누군가 나를 헤내는 부르..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