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84 어버이 잘 살며 못 살며 할 일이 아니라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이 있나니, 바이 죽지 못할 것도 아니지마는 금년에 열 네 살 , 아들딸이 있어서 순복이 아버님은 못 하노란다. ▷ 순복 : 사람의 이름. 08.02.15/ 저젼 6시 47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0
애모(愛慕) 83 애모(愛慕) 왜 아니 오시나요. 영창(映窓)에는 달빛, 매화(梅花)꽃이 그림자는 산란(散亂)히 휘젓는데 아이. 눈 꽉 감고 요대로 잠을 들자. 저 멀리 들리는 것! 봄철의 밀물소리 물나라의 영롱(玲瓏)한 구중궁궐(九重宮闕), 궁굴(宮闕)의 오요한 곳, 잠 못 드는 용녀(龍女)의 춤과 노래, 봄철의 밀물소리...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0
안해 몸 82 안해 몸 들고 나는 밀물에 배 떠나간 자리야 있스랴. 어질은 안해인 남의 몸인 그대요 아주, 엄마 엄마라고 불니우기 전(前)에. 굴뚝이기에 연기(煙氣)가 나고 돌바우 아니기에 좀이 들어라. 젊으나 젊으신 청하늘인 그대요, 착한 일 하신 분네는 천당(天堂) 가옵시리라 ▷ 안해 : [명] 아내. ▷ 돌바우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0
실제(失題)(2) 81 실제(失題)(2) 이 가람과 저 가람이 모두처 흘러 그 무엇을 뜻하는고? 미더움을 모르는 당신의 맘 죽은 듯이 어두운 깊은 골의 꺼림직한 괴로운 몹쓸 꿈의 퍼르죽죽한 불길은 흐르지만 더듬기에 지치운 두 손길은 불어 가는 바람에 식히셔요 밝고 호젓한 보름달이 새벽의 흔들리는 물 노래로 수줍움..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0
실제(失題)(1) 80 실제(失題)(1) 동무들 보십시오 해가 집니다 해지고 오늘날은 가노랍니다 웃옷을 잽시빨리 입으십시오 우리도 산(山)마루로 올라갑시다 동무들 보십시오 해가 집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빛이 납니다 이제는 주춤주춤 어둡습니다 예서 더 저문 때를 밤이랍니다 동무들 보십시오 밤이 옵니다 박쥐가 발..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0
수아(樹芽) 79 수아(樹芽) 설다 해도 웬만한, 봄이 아니어, 나무도 가지마다 눈을 텄어라! ▷ 수아(樹芽) : [명] 나무가지 끝에 처음으로 돋아난 눈. 어린 잎. 나무의 싹. 애채 - 나무의 새로 돋은 가지.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0
설움의 덩이 78 설움의 덩이 꿇어앉아 올리는 향로(香爐)의 향(香)불. 내 가슴에 조그만 설움의 덩이. 초닷새 달그늘에 빗물이 운다. 내 가슴에 조그만 설움의 덩이. 08.02.13/밤 11시 47분 ▷ 향로(香爐) : [명] 향을 피우는 조그마한 화로. 향정(香鼎). 훈로(薰爐).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0
서울 밤 77 서울 밤 붉은 전등(電燈). 푸른전등(電燈). 넓다란 거리면 푸른 전등(電燈). 막다른 골목이면 붉은 전등(電燈). 전등(電燈)은 반짝입니다 전등(電燈)은 그무립니다. 전등(電燈)은 또 다시 어스렷합니다. 전등(電燈)은 죽은 듯한 긴 밤을 지킵니다. 나의 가슴의 속모를 곳의 어둡고 밝은 그 속에서도 붉은..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0
생(生)과 사(死) 76 생(生)과 사(死) 살았대나 줄었대나 같은 말을 가지고 사람은 살아서 늙어서야 죽나니, 그러하면 그 역시(亦是) 그럴듯도 한 일을, 하필(何必) 코 내 몸이라 그 무엇이 어째서 오늘도 산(山) 마루에 올라서서 우느냐 ▷ 하필(何必)코 : 어쩌면 꼭 그러하고. 08.02.13/ 00시 48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20
새벽 75 새벽 낙엽(落葉)이 발이 숨는 못물가에 우뚝우뚝한 나무 그림자 물빛조차 어섬푸레히 떠오르는데, 나 혼자 섰노라, 아직도 아직도, 동(東)녘 하늘은 어두운가. 천인(天人)에도 사랑 눈물, 구름 되어, 외로운 꿈의 베개, 흐렸는가 나의 님이여, 그러나 그러나 고이도 붉으스레 물 질러 와라 하늘 밟고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