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학 - 저수지 / 이미지 / 진흙탕에 찍힌 발자국 / 제비집 (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저수지 이윤학 하루 종일, 내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그 저수지가 나오네 내 눈 속엔 오리떼가 헤매고 있네 내 머릿속엔 손바닥만 한 고기들이 바닥에서 무겁게 헤엄치고 있네 물결들만 없었다면, 나는 그것이 한없..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8.08
아내의 브래지 / 이세진 - 아내의 브래지어 / 박영희 아내의 브래지어 이세진 아내가 나들이 간 날 속내의 찾으려 뒤지는 낡은 장롱 서랍 속 오래 살아온 흔적들 또 다른 낡은 서랍 속 아내의 그것을 닮아 겹겹이 포개 놓은 풀 죽은 브래지어들 어느 공동 묘지 쌍분 같은데 아내가 평생 끌어안고 살았을, 새끼들 밥통이었거나 생명의 원천, 또..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8.08
오후를 견디는 법 외 - 법, 법, 법.............. 오후를 견디는 법 오명선 몇 겹으로 접혀 낡은 소파에 누웠다 며칠 현관문이 '외출 중'을 붙잡고 서있는 동안 나는 세상에서 방전되었다 익숙한 풍경이 커튼처럼 걸리고 빛이 차단된 몸에서 수많은 눈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간다 화창한 오후는 그림자를 둘둘 담요처럼 감는다 뱉지 못한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7.27
시작법詩作法/천양희-비유법/이규리-생략법(省略略)/장이엽-교정보는 법-/거꾸로 보는 법/천양희 시작법詩作法 천양희 구름과 비는 짧은 바람에서 생겨나고 긴 강은 얕은 물에서 시작된다 모든 시작들은 나아감으로 되돌릴 수 없고 되풀이는 모은 시작詩作의 적이므로 문장을 면면이 뒤져보면 표면과 내면이 다른 면面이 아니란 걸 정면과 이면이 같은 세계의 앞과 뒤라는 걸 알게 된..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7.27
황인숙 -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 슬픔이 나를 깨운다 / 남산, 11월 /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황인숙 보라, 하늘을 아무에게도 엿보이지 않고 아무도 엿보지 않는다. 새는 코를 막고 솟아오른다. 얏호, 함성을 지르며 자유의 섬뜩한 덫을 끌며 팅! 팅! 팅! 시퍼런 용수철을 튕..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7.23
국수 시 모음 - 백석 / 이재무 /박후기 / 이근화 / 장석주 / 이정록 / 유종인 ...외 국수 백 석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7.20
개부처손 / 김선우 - 개, 양귀비 / 이화은 개부처손 김선우 개두릅 개복숭아 개살구 개머루 개꿈 개떡 같은 참 것이나 좋은 것이 아닌 함부로 된 걸 말하는 개, 라는 접두사가 부처님 손바닥처럼 생긴 풀 앞에 그것도 좀 모자란 듯한 잘디잔 손바닥 앞에 이름 붙어 개부처손이라 했다 납작한 바위를 감싸며 깊은 그늘 만들고 있는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7.20
김기택 - 꼽추 / 얼굴 / 틈 / 쥐 (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꼽추 김기택 지하도 그 낮게 구부러진 어둠에 눌러 그 노인은 언제나 보이지 않았다. 출근길 매일 그 자리 그 사람이지만 만나는 건 늘 빈 손바닥 하나, 동전 몇 개뿐이었다. 가끔 등뼈 아래 숨어 사는 작은 얼굴 하..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7.19
나희덕 - 상현(上弦) / 마른 물고기처럼 / 사라진 손바닥 / 기러기떼 (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상현(上弦) 나희덕 차오르는 몸이 무거웠던지 새벽녘 능선 위에 걸터앉아 쉬고 있다 신(神)도 이렇게 들키는 때가 있으니! 때로 그녀도 발에 흙을 묻힌다는 것을 외딴 산모퉁이를 돌며 나는 훔쳐보았던 것인데 어느..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7.19
곽재구 - 와온臥溫 가는 길 / 와온바다 와온臥溫 가는 길 곽재구 보라색의 눈물을 뒤집어쓴 한 그루 꽃나무가 햇살에 드러난 투명한 몸을 숨기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궁항이라는 이름을 지닌 바닷가 마을의 언덕에는 한 뙈기의 홍화꽃밭이 있다 눈먼 늙은 쪽물쟁이가 우두커니 서 있던 갯벌을 따라 걸어가면 비단으로 가리워..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