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청 - 하류 / 깊은 우물 / 폐광촌을 지나며 / 황야의 이리 2 (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하류 이건청 거기 나무가 있었네. 노을 속엔 언제나 기러기가 살았네. 붉은 노을이 금관 악 기소리로 퍼지면 거기 나무를 세워두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네.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하늘 아래 창문을 열고 바라보았..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9.07
이건청 - 무인도 몇 개 / 폐광촌을 지나며 무인도 몇 개 이건청 사람들은 누구나 한 마리씩 고래를 기르고 있다고 한다. 넘어져 무르팍이 깨진 자리가 피에 젖기 시작하면서, 일어서고 일어서면서 들판을 바라보고, 바람에 흔들리는 풀밭을 보게 되면서, 풀밭에서 날아오르는 노고지리를 보게 되면서, 속에서 커가고 있는 진짜 고..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9.07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 / 유홍준 / 황정산 - 서서 오줌 누고 싶다 / 이규리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 유홍준 내 친구 재운이 마누라 정문순 씨가 낀 여성문화 동인 살류쥬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앉아서 오줌 누는 남자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강정구 교수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어이쿠, 했다 나도 앉아서 오줌 눈지 벌써 몇 년, 제발 변기 밖으로 소변 좀 떨구지 말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9.05
정희성 -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어두운 지하도 입구에 서서 / 이곳에 살기 위하여 /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9.03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 나희덕 - 꽃피는 날 전화를 하겠다고 했지요 / 김규리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나희덕 우리 집에 놀러와. 목련 그늘이 좋아. 꽃 지기 전에 놀러 와. 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 나는 끝내 놀러 가지 못했다. 해 저문 겨울 날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나 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는 못들은 척 나오지 않고 여봐, 어서 나..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9.03
9월 / 헤르만 헤세 - 9월 / 엄원태 - 9월 / 고영민 - 9월과 구월들 / 김미정 9월 헤르만 헤세 우수(憂愁) 어린 정원 피어 있는 꽃에 싸느다란 비가 내린다. 그러자 여름은 봄을 부르르 떨면서 말없이 자신의 임종을 맞이한다. 황금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펄럭펄럭 높다란 아카시아나무로부터 떨어진다. 그러자 여름은 깜짝 놀라 힘없는 미소를 꿈이 사라지는 마당에..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9.03
성선설 / 함민복 - 발가락 / 신천희 성선설 함민복 손가락이 열 개인 것은 어머니 뱃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 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시집『우울氏 一日』(세계사, 1990) -------------------- 발가락 신천희 발가락이 왜 연 갠지 아니 아기가 엄마 배 속에 열 달 동안 살면서 한 달 두 달 세다가 중간에 까먹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9.02
이기철 - 청산행(靑山行) / 멱라의 길 1 /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1 / 유리에 묻는다 (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청산행(靑山行) 이기철 손 흔들고 떠나갈 미련은 없다 며칠째 청산에 와 발을 푸니 흐리던 산길이 잘 보인다. 상수리 열매를 주우며 인가를 내려다보고 쓰다 둔 편지 구절과 버린 칫솔을 생각한다. 남방으로 가다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8.29
멱라의 길 1 이기철 멱라의 길 1 이기철 걸어가면 지상의 어디에 멱라가 흐르고 있을 것인데 나는 갈 수 없네. 산 첩첩 물 중중 사람이 수자리 보고 짐승의 눈빛 번개쳐 갈 수 없네 구강 장강 물 구비치나 아직 언덕 무너뜨리지 않고 낙타를 탄 상인들은 욕망만큼 수심도 깊어 이 물가에 사금파리 같은 꿈을 묻..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8.29
정현종 - 사물의 꿈1 ―나무의 꿈 / 천둥을 기리는 노래 / 이슬 / 세상의 나무들 (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사물의 꿈1 ―나무의 꿈 정현종 그 잎 위에 흘러내리는 햇빛과 입 맞추며 나무는 그의 힘을 꿈꾸고 그 위에 내리는 비와 뺨 비비며 나무는 소리 내어 그의 피를 꿈꾸고 가지에 부는 바람의 푸른 힘으로 나무는 자기..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