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다로의 연인들 / 강인한 - 발다로의 연인 / 김세형 -루시* / 김정임 발다로의 연인들 강인한 독화살이 심장을 파고들어 마침내 숨을 끊은 콸콸 더운 피를 끄집어낸 곳, 여기쯤인가 부러진 뼈 한 도막 몇 날 몇 밤의 증오를 순순히 받아들인 곳 피는 굳고, 벌들이 찾던 꽃향기는 언제 희미해진 것일까 부릅뜬 눈으로 빨아들인 마지막 빛은 사랑하는 이여 당..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11.06
박후기의 울림을 주는 시 한 편 (1 ~153 ) - 목록과 시 박후기의 울림이 있는 시 한 편 (1 ~ 153) - 목록과 시 001 김종삼 - 민간인(民間人) 002 함민복 - 긍정적인 밥 003 마르틴 니묄러 - 그들이 처음 왔을 때 004 오규원 - 죽고 난 뒤의 팬티 005 황지우 -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006 김중식 - 이탈한 자가 문득 007 박정대 - 내 청춘의 격..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11.04
거미줄 - 정호승 / 이문재 / 강미정 / 정은기 거미줄 정호승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거미줄에 걸린 아침 이슬이 햇살에 맑게 빛날 때다 송이송이 소나기가 매달려 있을 때다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진실은 알지만 기다리고 있을 때다 진실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진실은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10.29
구부러진 길 / 이준관 - 구부러진 길 / 이만섭 구부러진 길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10.28
냉장고 - 이재무 / 김기상 / 강연호 냉장고 이재무 한밤중 늙고 지친 여자가 울고 있다 그녀의 울음은 베란다를 넘지 못한다 나는 그녀처럼 헤픈 여자를 본 적이 없다 누구라도 원하기만 하면 그녀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그녀 몸 속엔 그렇고 그런 싸구려 내용들이 진열되어 있다 그녀의 몸엔 아주 익숙한 내음이 배어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10.24
형수의 밥상 / 홍사성 - 당진형수사망급래 / 이종성 - 사촌형수 / 이길원 형수의 밥상 홍사성 빈소 향냄새에 그 냄새 묻어 있었다 첫 휴가 나왔을 때, 감자 한 말 이고 뙤약볕 황톳길 걸어 장에 갔다 와 차려낸 고등어조림 시오리 길 다녀오느라 겨드랑이로 흘린 땀 냄새 밴 듯 콤콤했다 엄마 젖 그리워 패악 치며 울 적마다 가슴 열어 빈 젖 물려주던 맛과 똑 같..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10.21
들국화 / 천상병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69) 들국화 ―천상병(1930∼1993) 산등성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 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순하게 겹쳐진 이 순간이…… ―일간『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169』(동아일보. 2013년 10월 16일) --------------- 들국화 천상병..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10.16
외도 / 박완호 - 외도 / 오명선 외도 박완호 그리움의 거처는 언제나 바깥이다 너에게 쓴 편지는 섬 둘레를 돌다 지워지는 파도처럼 그리로 가 닿지 못한다 저마다 한 줌씩의 글자를 몰고 날아드는 갈매기들, 문장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바깥을 떠돌다 지워지는 저녁, 문득 나도 누군가의 섬일 성싶다 뫼비우스의 길을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10.15
헝가리 식당 / 이영주 헝가리 식당 이영주 헝가리 식당에 앉아 있다. 내 목을 만져보면서. 침묵에는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런 기후는 맛없이 천천히 간다. 아무런 이상 징후가 없는. 아름다운 철창 밑에 있다. 원래의 언어로 돌아가는 것인가. 조용히 있다 보면 감각은 끔찍해진다. 수염까지 붉게..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10.15
오세영 - 그릇 / 겨울 노래 / 음악 / 열매 (현대시 100주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한국문학선집에 수록된 시 4편) 그릇 오세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