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규 - 산수유 ―알 1 / 거처 몸살 산수유 ―알 1 정진규 수유리라고는 하지만 도봉산 바로 咫尺이라고는 하지만 서울 한복판인데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정보가 매우 정확하다 훌륭하다 어디서 날아온 것일까 벌 떼들, 꿀벌 떼들, 우리 집 뜨락에 어제오늘 가득하다 잔치 잔치 벌였다 한 그루 활짝 핀, 그래 滿開의 산수..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4.03.15
슬픈 年代 / 이종진 - 아내의 정부 / 문동만 슬픈 年代 이종진 한 사내가 내 방의 중심을 차지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나보다 몇 살 아래인 그 사내. 신문을 보며 나의 아내를 불러 커피를 시키고, 아내는 상냥한 대답으로 시중을 든다. 내가 방에 있는데도 아내나 그 사내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키스를 하고 섹스를 한다.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4.03.14
박이화 - 흐드러지다1 / 흐드러지다 2 흐드러지다 1 박이화 옛사람은 종이에 맹세를 적었다 더 옛사람은 나무 기둥에 새겼다 희고 단단한 나무에 그 마음 새겨 두면 죽어서도 나이테처럼 한 몸이 되리라 생각했을까? 그런데 그보다 더 옛사람은 조개껍질이나 짐승의 뼈에 새겨 무덤까지 가지고 간 이도 있다 살도 썩고 머리카..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4.02.27
안현미 - 거짓말을 타전하다 / post-아현동 거짓말을 타전하다 안현미 여상을 졸업하고 더듬이가 긴 곤충들과 아현동 산동네에서 살았다 고아는 아니었지만 고아 같았다 사무원으로 산다는 건 한 달 치의 방과 한 달 치의 쌀이었다 그렇게 꽃다운 청춘을 팔면서 살았다 꽃다운 청춘을 팔면서도 슬프지 않았다 가끔 대학생이 된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4.02.25
몸에게 / 김제현 - 과적위반 / 조재형 - 내가 고맙다 / 신지혜 몸에게 김제현 안다 안다 다리가 저리도록 기다리게 한 일 지쳐 쓰러진 네게 쓴 알약만 먹인 일 다 안다 오로지 곧은 뼈 하나로 견디어 왔음을 미안하다, 어두운 빗길에 한 짐 산을 지우고 쑥국새 울음까지 지운 일 미안하다 사랑에 빠져 사상에 빠져 무릎을 꿇게 한 일 미안하다 힘들어하..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4.02.22
임영조 - 그대에게 가는 길 1 ∼ 17 <임영조 - 그대에게 가는 길 1 ∼ 17> 그대에게 가는 길 1 임영조 내 하던 말 마감하면 그대에게 가리라 영화 속을 빠져나온 주인공처럼 영욕과 슬픔과 대사(臺詞)도 버리고 그대 중심으로 들어가 쉬리 89년식 르망 몰고 소백산 넘어 부석사 들려 소조여래와 눈 잠깐 맞추고 풍기 봉화 영..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4.02.06
시래기 한 움큼 / 공광규 - 시래기 / 양문규 시래기 한 움큼 공광규 빌딩 숲에서 일하는 한 회사원이 파출소에서 경찰서로 넘겨졌다 점심 먹고 식당 골목을 빠져 나올 때 담벼락에 걸린 시래기를 한 움큼 빼서 코에 부비다가 식당 주인에게 들킨 것이다 "이봐 왜 남의 재산에 손을 대!" 반말로 호통치는 주인에게 회사원은 미안하다..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4.02.06
천양희 - 직소포에 들다 / 대대포에 들다 직소포에 들다 천양희 폭포소리가 산을 깨운다 산꿩이 놀라 뛰어오르고 물방울이 툭, 떨어진다 오솔길이 몰래 환해진다. 와! 귀에 익은 명창의 판소리 완창이로구나. 관음산 정상이 바로 눈앞인데 이곳이 정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피안이 이렇게 가깝다 백색 정토(淨土)! 나는 늘 꿈꾸어왔..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4.02.05
참! / 김미혜 - 참 / 송일순 참! 김미혜 "이거 진짜예요?" 엄마는 참기름 살 때 꼭 물어보아요. 참깨,참쑥,참취,참꽃,참나무,참나물, 참숯,참빗,참나리,참비름,참개암나무, 참새,참게,참매미,참개구리,참다람쥐, 참당나귀,참치,참붕어,참조기,참가자미, 참말,참뜻,참사랑,참소리,참값...... "참"이란 뜻을 가진 낱말이 이..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4.02.04
이모를 경배하라 / 이영혜 - 식당엘 가면 이모가 많다 / 문인수 이모를 경배하라 이영혜 "<급구> 주방 이모 구함" 자주 가는 고깃집에서 애타게 이모를 찾고 있다 고모(姑母)는 아니고 반드시 이모(姨母)다 언제부턴가 아줌마가 사라진 자리에 이모가 등장했다 시장에서도, 음식점에서도, 병원에서도 이모가 대세다 단군자손의 모계가 다 한 피로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모음 시♠비교 시♠같은 제목 시 2014.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