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 유치환 - 카톡 좋은 시 64 카톡 좋은 시 64 바위/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1
여보 비가 와요/신달자 - 카톡 좋은 시 63 카톡 좋은 시 63 여보! 비가 와요 신달자 아침에 창을 열었다 여보! 비가 와요 무심히 빗줄기를 보며 던지던 가벼운 말들이 그립다 오늘은 하늘이 너무 고와요 혼잣말 같은 혼잣말이 아닌 그저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소한 일상용어들을 안아 볼을 대고 싶다 너무 거칠..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1
배를 배며/배를 밀며 / 장석남 - 카톡 좋은 시 62 카톡 좋은 시 62 배를 매며 장석남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일도 없으면서 넋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10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 카톡 좋은 시 61 카톡 좋은 시 61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낭송 권희덕)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라도 한다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09
낙화, 첫사랑 / 김선우 - 카톡 좋은 시 60 카톡 좋은 시 60 낙화, 첫사랑 김선우 1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09
인생 찬가 / 롱펠로우 - 카톡 좋은 시 카톡 - 좋은 시 인생 찬가 롱펠로우 (낭송 : 김락호) 슬픈 사연으로 내게 말하지 말아라. 인생은 한갓 헛된 꿈에 불과하다고! 잠자는 영혼은 죽은 것이어니 만물의 외양의 모습은 그대로가 아니다. 인생은 진실이다! 인생은 진지하다! 무덤이 그 종말이 될 수는 없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08
담장을 허물다 /공광규 - 카톡 좋은 시 59 카톡 - 좋은 시 59 담장을 허물다 공광규 고향에 돌아와 오래된 담장을 허물었다 기울어진 담을 무너뜨리고 삐걱거리는 대문을 떼어냈다 담장 없는 집이 되었다 눈이 시원해졌다 우선 텃밭 육백평이 정원으로 들어오고 텃밭 아래 살던 백살 된 느티나무가 아래둥치 째 들어왔다 느티나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08
빈집 / 기형도 -- 카톡 - 좋은 시 58 카톡-좋은 시 58 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07
새 / 천상병 -- 카톡 좋은 시 57 새 / 천상병 -- 카톡 좋은 시 57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07
봄 / 이성부 -- 카톡 - 좋은 시 56 봄 / 이성부 -- 카톡 - 좋은 시 56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미며 너는 더디게 온다..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