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딸아 아빠는 말이야 / 김희정 - 카톡 좋은 시 83 카톡 좋은 시 83 아들아, 딸아 아빠는 말이야 김희정 아들아, 딸아 아빠는 말이야 너희들이 태어나고, 제일 먼저 그림자를 버렸단다 사람들은 아빠보고 유령이라 말하지만 너희들이 아빠라고 불러줄 때마다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단다 다음으로 버린 것은 남자라는 단어야 폼 잡..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06
후레자식/김인육 - 카톡 좋은 시 82 카톡 좋은 시 82 후레자식 김인육 고향집에서 더는 홀로 살지 못하게 된 여든셋, 치매 앓는 노모를 집 가까운 요양원으로 보낸다 시설도 좋고, 친구들도 많고 거기가 외려 어머니 치료에도 도움이 돼요 1년도 못가 두 손 든 아내는 빛 좋은 개살구들을 골라 여기저기 때깔 좋게 늘어놓는다,..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06
아들에게/김명인 - 카톡 좋은 시 81 카톡 좋은 시 81 아들에게 김명인 풍랑에 부풀린 바다로부터 항구가 비좁은 듯 배들이 든다 또 폭풍주의보가 내린 게지, 이런 날은 낡은 배들 포구 안에서 숨죽이고 젊은 선단들만 황천(荒天) 무릅쓰고 조업 중이다 청맹이 아니라면 파도에게 저당 잡히는 두려운 바다임을 아는 까닭에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04
가정 / 박목월 - 카톡 좋은 시 80 카톡 좋은 시 80 가정 박목월 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간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 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구문반(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삼(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04
어머니 / 박성우 카톡 좋은 시 79 카톡 좋은 시 79 어머니 박성우 끈적끈적한 햇살이 어머니 등에 다닥다닥 붙어 물엿인 듯 땀을 고아내고 있었어요 막둥이인 내가 다니는 대학의 청소부인 어머니는 일요일이었던 그날 미륵산에 놀러 가신다며 도시락을 싸셨는데 웬일인지 인문대 앞 덩굴장미 화단에 접혀 있었어요 가시..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03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 카톡 좋은 시 78 카톡 좋은 시 78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01
어머니 1 / 김초혜 - 카톡 좋을 시 77 카톡 좋은 시 77 어머니 1 김초혜 한 몸이었다가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시집『어머니』(해냄, 2013)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30
동그라미 / 민병도 - 카톡 좋은 시 76 카톡 좋은 시 76 동그라미 민병도 사는 일 힘겨울 땐 동그라미를 그려보자 아직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있어 비워서 저를 채우는 빈 들을 만날 것이다 못다 부른 노래도, 끓는 피도 재워야하리 물소리에 길을 묻고 지는 꽃에 때를 물어 마침내 처음 그 자리 홀로 돌아오는 길 세상은 안과..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29
민지의 꽃/ 정희성 - 카톡 좋은 시 75 카톡 좋은 시 75 민지의 꽃 정희성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기슭 덜렁 집 한 채 짓고 살러 들어간 제자를 찾아갔다 거기서 만들고 거기서 키웠다는 다섯 살배기 딸 민지 민지가 아침 일찍 눈을 비비고 일어나 말없이 손을 잡아끄는 것이었다 저보다 큰 물뿌리개를 나한테 들리고 질..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25
남으로 창을 내겠소/김상용 - 카톡 좋은 시 74 카톡 좋은 시 74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김희보 엮음『한국의 명시』(가람기획 증보판, 2003)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