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와불 - 카톡 좋은 시 102 카톡 좋은 시 102 운주사 와불 권정우 천 개의 부처가 뿔뿔이 흩어져버린 뒤에도 나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테지만… 당신 곁에 또다시 천년을 누워 있어도 손 한번 잡아주지 않을 걸 알면서도… 천 개의 석탑이 다시 바위로 들어가 버린 뒤에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변치 않겠지만… 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30
담쟁이/도종환 - 카톡 좋은 시 101 카톡 좋은 시 101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28
산유화/김소월 - 카톡 좋은 시 100 카톡 좋은 시 100 산유화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시집『진달래꽃』 (매문사, 1925) 산유화 김..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28
나룻배와 행인/한용운 - 카톡 좋은 시 99 카톡 좋은 시 99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26
와불/강상기 - 카톡 좋은 시 98 카톡 좋은 시 97 와불 강상기 일어나세요 종말 같은 세상 외면할 텐가요 천지개벽 기다리는 중생을 지치게 하지 마시고 어서 일어나세요 일어날 수가 없다네 왜 그렇죠? 내가 일어서는 날은 중생의 꿈이 사라지기 때문이라네 와! 불이십니다 ―『시향』 (2014. 겨울) 와불 강상기 일어나세..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26
빌어벅을 무슨 시?/이승훈 - 카톡 좋은 시 97 카톡 좋은 시 97 빌어먹을 무슨 시? 이승훈 더워 죽겠는데 거실 전화 소리가 시끄러워 “전화 그만 해요!” 아내에게 화도 못 내고 참는 건 부처님이 참으라고 해서 참는 거야. 문을 닫고 고물 선풍기 틀고 반바지 입고 앉아 시를 쓰네. 모두 버리면 돼! 버리면 돼! 버리면 안 돼? 버리면 안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25
녹음방초(綠陰芳草)/정호순 - 카톡 좋은 시 카톡 좋은 시 녹음방초(綠陰芳草) 정호순 당신이 있어 꽃이 피고 새가 웁니다 아프지 마세요 당신이 아프시면 나무도 풀도 바람이 돌이 아프답니다 당신이 아프시면 세상이 모두 아프답니다 녹음방초(綠陰芳草) 정호순 당신이 있어 꽃이 피고 새가 웁니다 아프지 마세요 당신이 아프시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23
쓸쓸한 날의 연가/고정희 카톡 좋은 시 96 카톡 좋은 시 96 쓸쓸한 날의 연가 고정희 내 흉곽에 외로움의 지도 한 장 그려지는 날이면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지를 쓰네 갈비뼈에 철썩이는 외로움으로는 그대 간절하다 새벽 편지를 쓰고 허파에 숭숭한 외로움으로는 그대 그립다 안부 편지를 쓰고 간에 들..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21
아들에게/김명인 - 카톡 좋은 시 95 카톡 좋은 시 95 아들에게 김명인 풍랑에 부풀린 바다로부터 항구가 비좁은 듯 배들이 든다 또 폭풍주의보가 내린 게지, 이런 날은 낡은 배들 포구 안에서 숨죽이고 젊은 선단들만 황천(荒天) 무릅쓰고 조업 중이다 청맹이 아니라면 파도에게 저당 잡히는 두려운 바다임을 아는 까닭에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21
야트막한 사랑 / 강형철 카톡 좋은 시 94 카톡 좋은 시 94 야트막한 사랑 강형철 사랑 하나 갖고 싶었네 언덕 위의 사랑 아니라 태산준령 고매한 사랑 아니라 갸우듬한 어깨 서로의 키를 재며 경계도 없이 이웃하며 사는 사람들 웃음으로 넉넉한 사랑 하나 갖고 싶었네 매섭게 몰아치는 눈보라의 사랑 아니라 개운하게 쏟아지는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