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 정윤천 -- 카톡 - 좋은 시 37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 정윤천 -- 카톡 - 좋은 시 37 시째냐? 악아, 어찌고 사냐. 염치가 참 미제 같다만, 급허게 한 백마넌만 부치야 쓰것다. 요런 말 안 헐라고 혔넌디, 요새 이빨이 영판 지랄 가터서 치과럴 댕기넌디, 웬수노무 쩐이 애초에 생각보담 불어나부렀다. 너도 어롤 거신디, 에..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2
아배 생각/안상학 -- 카톡 - 좋은 시 36 아배 생각/안상학 -- 카톡 - 좋은 시 36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냐?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1
이런 이유 / 김선우 -- 카톡 - 좋은 시 35 이런 이유/김선우 -- 카톡 - 좋은 시 35 그 걸인을 위해 몇 장의 지폐를 남긴 것은 내가 특별히 착해서가 아닙니다 하필 빵집 앞에서 따뜻한 빵을 옆구리에 끼고 나오던 그 순간 건물 주인에게 쫓겨나 3미터쯤 떨어진 담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그를 내 눈이 보았기 때문 어느 생앤가 하필 빵..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10
또 다시 봄이 오네 / 정호순 또 다시 봄이 오네 정호순 당신은 아시나 나는 모르겠네 저 나무 어느 가지가 먼저 잎 틔우고 꽃을 피우는지 내가 그 생각에 몰두해 있을 때 봄은 가고 겨울이 왔네 당신은 아시는지 모르지만 나는 여전히 모르겠네 저 나무 어느 가지가 먼저 단풍이 들고 낙엽이 되어 다음 생을 준비하는..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09
아들의 여자 / 정운희 -- 카톡 - 좋은 시 34 아들의 여자/정운희 -- 카톡 - 좋은 시 34 아들의 주머니 속 여자 잘 웃는 햄스터처럼 구르는 공깃돌처럼 때론 모란꽃처럼 깊어지는 여자 노란 원피스의 그녀가 온다 한두 걸음 앞장 선 아들을 깃발 삼아 잡았던 손을 놓았던가 얼굴이 달아오르는 유리창 어깨를 타고 흔들리는 백 주머니 속..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09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 카톡 - 좋은 시 33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 카톡 - 좋은 시 33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06
춘신(春信) /유치환 -- 카톡 - 좋은 시 32 춘신(春信) /유치환 -- 카톡 - 좋은 시 32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에서 작은 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찾아 문안하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그 자..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06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 -- 카톡 - 좋은 시 31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김용택 카톡 - 좋은 시 31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02
별 헤는 밤 / 윤동주 -- 별 헤는 밤 / 윤동주 - 낭송 단이 별 헤는 밤/ 윤동주 -- 카톡 - 좋은 시 30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3.02
봄비 / 변영로 -- 카톡 - 좋은 시 30 봄비 / 변영로 -- 카톡 - 좋은 시 30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기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