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기도/이성선 -- 카톡 - 좋은 시 20 새해의 기도/이성선 -- 가톡 - 좋은 시 20 새해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가장 맑은 눈동자로 당신 가슴에서 물을 긷게 하소서 기도하는 나무가 되어 새로운 몸짓의 새가 되어 높이 비상하며 영원을 노래하는 악기가 되게 하소서 새해엔, 아아 가장 고독한 길을 가게 하소서 당신이 별 사이..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7
감나무/이재무 -- 카톡 - 좋은 시 19 감나무/이재무 -- 카톡 - 좋은 시 19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 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 년인데..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7
어머니/박형준 -- 카톡 - 좋은 시 18 어머니/박형준 -- 카톡 - 좋은 시 18 낮에 나온 반달, 나를 업고 피투성이 자갈길을 건너온 뭉툭하고 둥근 발톱이 혼자 사는 변두리 창가에 걸려 있다 하얗게 시간이 째깍째깍 흘러나가버린, 낮에 잘못 나온 반달이여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문학과지성사. 1994) ―최동..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6
쑥국 /최영철 -- 카톡 - 좋은 시 17 쑥국/최영철 -- 카톡 - 좋은 시 17 -아내에게 참 염치없는 소망이지만 다음 생애 딱 한번만이라도 그대 다시 만나 온갖 감언이설로 내가 그대의 아내였으면 합니다 그대 입맛에 맞게 간을 하고 그대 기쁘도록 분을 바르고 그대 자꾸 술 마시고 엇나갈 때마다 쌍심지 켜고 바가지도 긁었음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1
귀천 / 천상병 -- 카톡 - 좋은 시 16 귀천 / 천상병 -- 카톡 - 좋은 시 16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1
한 잎의 여자/오규원 15 한 잎의 여자/오규원 -- 카톡 - 좋은 시 15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풀푸레 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룰 사랑했..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1
꽃 / 김춘수 -- 14 꽃/김춘수 -- 카톡 - 좋은 시 14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1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 13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 카톡 - 좋은 시 13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10
다시 / 박노래 -- 12 다시 /박노해 -- 카톡 - 좋은 시 12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해냄. 1997) ―최동호 신범순 정과리 이광호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09
봄 / 이성부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미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