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 문정희 - 11 남편 /문정희 -- 카톡 - 좋은 시 11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07
치마 / 문정희 - 팬티 / 임보 치마 문정희 벌써 남자들은 그곳에 심상치 않는 것이 있음을 안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기는 있다 가만두면 사라지는 달을 감추고 뜨겁게 불어오는 회오리 같은 것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어쩌면 신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흥망의 비밀이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07
바깥에 갇히다 / 정용화 -- 10 바깥에 갇히다/정용화 -- 카톡 - 좋은 시 10 우리 집 현관문에는 번호키가 달려있다 세 번, 비밀번호를 잘못 누르면 가차 없이 문이 나를 거부한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지갑도 휴대폰도 없이 제대로 바깥에 갇히고 말았다 안과 밖이 전도되는 순간 열리지 않는 문은 그대로 벽이 된다..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06
남해 금산 / 이성복 ---9 남해 금산 / 이성복 -- 카톡 - 좋은 시 9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05
어머니 생각 / 이시영 -- 8 어머니 생각 /이시영 -- 카톡 - 좋은 시 8 어머니 앓아누워 도로 아기 되셨을 때 우리 부부 외출할 때나 출근할 때 문간방 안쪽 문고리에 어머니 손목 묶어두고 나갔네 우리 어머니 빈집에 갇혀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돌아와 문 앞에서 쓸어내렸던 수많은 가슴들이여 아가 아가 우리 아가 자..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04
우울한 샹송 / 이수익 ---7 우울한 샹송/이수익 -- 카톡 - 좋은 시 7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비애(悲愛)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03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6 누가 울고 간다/문태준 -- 카톡 - 좋은 시 6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불러 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2.02
새해의 기도 / 이성선 새해의 기도 이성선 새해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가장 맑은 눈동자로 당신 가슴에서 물을 긷게 하소서 기도하는 나무가 되어 새로운 몸짓의 새가 되어 높이 비상하며 영원을 노래하는 악기가 되게 하소서 새해엔, 아아 가장 고독한 길을 가게 하소서 당신이 별 사이로 흐르는 혜성으로 ..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1.31
시냇달 / 조정권 ---5 시냇달/조정권 -- 카톡 - 좋은 시 5 밤 시냇물에서 만진다 동치미 같은 겨울 달 양평해장국집에서 주인은 카드 대신 달만 받는다 ―시집『시냇달』(서정시학, 2014)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1.31
너와집 / 박미산 ---4 너와집/박미산 갈비뼈가 하나씩 부서져 내리네요 아침마다 바삭해진 창틀을 만져보아요 지난 계절보다 쇄골 뼈가 툭 불거졌네요 어느 새 처마 끝에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나 봐요 칠만삼천 일을 기다리고 나서야 내 몸속에 살갑게 뿌리 내렸지요, 당신은 문풍지 사이로 흘러나오던 따뜻.. 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201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