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343

첫사랑은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김남극 -- 카톡 - 좋은 시 47

첫사랑은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김남극 -- 카톡 - 좋은 시 47 내게 첫사랑은 밥 속에 섞인 곤드레 같은 것이어서 데쳐져 한 계절 냉동실에서 묵었고 연초록색 다 빠지고 취나물인지 막나물인지 분간이 안 가는 곤드레 같은 것인데 첫사랑 여자네 옆 곤드레 밥집 뒷방에 앉아 나물 드문드문 ..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 카톡 - 좋은 시 44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이기철 -- 카톡 - 좋은 시 44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

조춘(早春)/정인보 - 이별 노래/박시교 -- 카톡 - 좋은 시 43

조춘(早春)/정인보 - 이별 노래/박시교 -- 카톡 - 좋은 시 43 그럴싸 그러한지 솔빛 벌써 더 푸르다. 산골에 남은 눈이 다 산 듯이 보이고녀. 토담집 고치는 소리 볕발 아래 들려라. 나는 듯 숨은 소리 못 듣는다 없을쏜가. 돋으려 터지려고 곳곳마다 움직이리. 나비야 하마 알련마는 날기 어..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이상국 -- 카톡- 좋은 시 40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이상국 -- 카톡- 좋은 시 40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이 잦고 째개가 끓는 동안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 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찔 들어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도 어..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 / 이승하 -- 카톡 - 좋은 시 38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이승하 -- 카톡 - 좋은 시 38 작은 발을 쥐고 발톱 깎아드린다 일흔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 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 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 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이 발로 폴짝폴짝 고무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