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장(合掌) 120 합장(合掌) 나들이. 단 두 몸이라. 밤 빛은 배여와라 아, 이거 봐, 우거진 나무 아래로 달 들어라. 우리는 말하며 걸었어라, 바람은 부는 대로. 등(燈)불 빛에 거리는 헤적여라, 희미(稀微)한 하느편(便)에 고이 밝은 그림자 아득이고 퍽도 가까힌, 풀밭에서 이슬이 번쩍여라. 밤은 막 깊어, 사방(四方)..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5.05
하다못해 죽어 달려가 올라 119 하다못해 죽어 달려가 올라 아주 나는 바랄 것 더 없노라 빛이랴 허공이랴, 소리만 남은 내 노래를 바람에나 띄워서 보낼밖에. 하다못해 죽어 달려가 올라 좀 더 높은 데서나 보았으면! 한세상 다 살아도 살은 뒤 없을 것을, 내가 다 아노라 지금까지 살아서 이만큼 자랐으니. 예전에 지나 본 모든 일..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5.05
하늘 끝 118 하늘 끝 불현듯 집을 나서 산(山)을 치달아 바다를 내다보는 나의 신세(身勢)여! 배는 떠나 하늘로 끝을 가누나! 08.02.26/ 아침 10시 1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5.05
풀따기 117 우리 집 뒷산(山)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 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 날마다 뒷산(山)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던진 풀잎은 옅게 떠갈 제 물살이 해..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5.05
춘향(春香)과 이도령(李道令) 116 춘향(春香)과 이도령(李道令) 평양(平壤)에 대동강(大同江)은 우리 나라에 곱기로 으뜸가는 가람이지요 삼천리(三千里) 가다 가다 한가운데는 우뚝한 삼각산(三角山)이 솟기도 했소 그래 옳소 내 누님, 오오 누이님 우리 나라 섬기던 한 옛적에는 춘향(春香)과 이도령(李道令)도 살았다지요 이편(便)..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5.05
추회(追悔) 115 추회(追悔) 나쁜 일까지라도 생(生)의 노력(努力), 그 사람은 선사(善事)도 하였어라 그러나 그것도 허사(虛事)라고! 나 역시(亦是) 알지마는, 우리들은 끝끝내 고개를 넘고 넘어 짐 싣고 닫던 말도 순막집의 허청(虛廳)가, 석양(夕陽)손에 고요히 조으는 한때는 다 있나니. 고요히 조으는 한때는 다 있..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5.05
초혼(招魂) 114 초혼(招魂)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虛空) 중(中)에 헤여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5.05
첫치마 113 첫치마 봄은 가나니 저문 날에, 꽃은 지나니 저문 봄에, 속없이 우나니,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나니 가는 봄을. 꽃 지고 잎 진 가지를 잡고 미친 듯 우나니, 집난이는 해 다 지고 저문 봄에 허리에도 감은 첫치마을 눈물로 함빡히 쥐어짜며 속없이 우노나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노나, 가는 봄을. 08.02..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김소월의 시(詩) 2010.05.05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8] 파문 / 권 혁 웅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8] 파문 / 권 혁 웅 오래된 라디오 같은… 그 사람의 목소리 김선우·시인 파문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집 좁은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 보라,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라 당신이 걸어온 동그란 행복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그림♠음악♠낭송 시(詩) 2010.05.04
[현대시 100년]<28>시인 100명이 애송시...순은(純銀)이 빛나는 이 아침에 [현대시 100년] <28>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순은(純銀)이 빛나는 이 아침에 - 오탁번 눈을 밟으면 귀가 맑게 트인다. 나뭇가지마다 순은의 손끝으로 빛나는 눈내린 숲길에 멈추어 선 겨울 아침의 행인들. 원시림이 매몰될 때 땅이 꺼지는 소리, 천년 동안 땅에 묻혀 딴딴한 석탄으로 변모하는 소..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그림♠음악♠낭송 시(詩) 2010.05.04